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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가사]
처음 만난 날 기억나
작은 네 손에 내가 안겼을 때
낯설고 무서웠지만
너의 냄새는 금세 익숙해졌어

네 품에서 잠들던 날들
작은 인형처럼 안고 다녔지
밤마다 네 옆자리
내 자린 항상 정해져 있었고

“앉아” 하면 꼬리부터 흔들고
“엎드려” 하면 이불 위에 딱 붙고
“빵야!” 하면 웃으며 쓰러져
너의 손길이 기다려졌어

“코~” 하면 손가락 동그랗게
그 안에 코를 넣으면 넌 웃었지
그때 맡았던 너의 손내음
난 지금도 잊지 못해

기억해, 우리 놀던 날들
그 웃음은 나의 하루였어
너와 나만 아는 그 언어들
말 없이도 다 통했지

기억해, 네 손끝의 사랑
작은 간식보다 더 좋았어
그 순간순간이
지금까지 나를 살아있게 해줬어

네가 자라면서
학교에 가고, 친구가 생기고
나는 네 그림자처럼
조용히 뒤를 따랐지

창문 밖으로 바라보며
너 올 때마다 귀를 세우고
문 열리는 그 소리에
꼬리부터 반응하던 나였어

이젠 계단이 무섭고
산책보다 네 무릎이 좋아
하지만 넌 항상 안아주며
“오늘도 예쁘다” 말해줬지

너의 손길은 약이었고
너의 목소리는 집이었어
이 세상 그 무엇보다
난 너만 있으면 됐어

기억해, 우리 함께한 날들
짧았지만 모든 게 선명해
너의 웃음, 너의 장난
그 속에 내가 살아 있었어

기억해, 나의 꼬리와 눈빛
사랑한다는 내 방식
언젠가 문득 떠오를 때
살짝 웃어줘, 그걸로 충분해

이젠 먼저 갈게
하지만 널 두고 가는 건 아냐
별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
밤마다 널 비출 수 있으니까

기억해, 우리 놀던 날들
"앉아", "엎드려", "빵야"까지
그때 넌 참 예뻤고
나도 참 잘했지, 그치?

사랑해, 내 전부였던 너
너 없인 의미 없던 하루들
먼저 갈게, 기다릴게
꼬리 흔들며, 네가 올 때까지